최근 유류할증료 폭등 뉴스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. 도대체 전쟁이나 유가 급등 같은 변수를 어떻게 다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겠냐고.
맞는 말이다. 사실 인간이 세상 모든 일을 미리 다 내다보고 살 수는 없다. 전쟁이 날 거라거나 유류할증료가 정확히 얼마가 될 거라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?
나는 5월에 가족 여행으로 제주를 가는데 한달 전 쯤 여행 계획과 함께 항공권, 숙소등 미리 다 예약해 두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.
좀 더 생각해보면, 내가 제주도 항공권을 미리 예매했던 건 전쟁을 예견해서가 아니라, ‘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미리 준비하라'라는 내 행동 덕분이었다.
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? 우리는 '전쟁이 터질 거야'라고 맞히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, '전쟁 같은 큰 변수가 터져도 내 자산이 버틸 수 있는 구조'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 것 같다.(서로 다른 상관관계를 가지는 투자, 폭락에 대비하고 활용하기 위한 현금성 자산 보유)
내가 평소에 강조하는 '시스템'과 '원칙'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. 어떤 특정 사건을 맞히는 건 불가능하지만,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내 멘탈이 무너지거나 자산이 박살 나지 않게끔 미리 방어선을 쳐두는 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. (어떠한 이벤트가 발생하기전 평범한 일상 또는 평범한 투자일상에 미리미리 준비하면 특정 이벤트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다.)
이번에도 그랬다. 유가가 오를 거라 생각해서 티켓을 산 게 아니라, 여행이라는 목표를 위해 미리 비용을 확정 짓고 계획을 세우며 준비를 빠르게 했을 뿐이다. 그런데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외부의 악재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된 셈이었던거다.
결국 투자의 고수들이 말하는 '예측하지 말라'는 건, 미래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'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대해 미리 준비'를 하라는 뜻 아닐까 싶다.
전쟁은 예측할 수 없지만, 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는 예측할 수 있다. 그 준비의 크기만큼이 바로 내 삶의 여유가 된다는 걸 한번 더 느꼈다.
이제 뉴스도 껐으니, 평온하게 다음 주 일정을 점검해 봐야겠다. 이런 게 진짜 자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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